지난해 11월,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던 오 모 군이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부모는 오 군을 떠나보낸 뒤에야 아들이 마지막 날까지 학교 폭력으로 괴로워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 군의 친구가 봉안당에 남기고 간 손편지에 가해 학생을 용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입니다.
유족의 요청으로 지난 2월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유족은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고소도 진행했는데, 경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오 군을 때리고 조용히 살라고 하는 등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동급생 4명은 공동폭행, 3명은 공동강요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넘긴 겁니다.
경찰은 또, 교사가 가해 학생의 규모를 줄이고 피해자에게 유리한 일부 진술은 빠트려 교육지원청에 알렸다는 유족의 주장을 토대로 사건 축소나 은폐 의혹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오 군이 다닌 학교의 교사와, 교육지원청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관계자를 입건한 데 이어,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을 압수수색 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지헌 / 유족 측 변호사 : (학교가) 조사를 충분히 해서 자료를 전부 제대로 교육청에 제공한 것이냐. 아니면 그 과정에서 일부 자료를 누락시킨다든지 왜곡을 해서 제공을 한 것이냐는 데 대해서 의혹이 있어서 추가로 고소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가 사건을 축소·은폐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고,
학교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유족의 의심대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부실하게 진행됐는지 확인할 방침입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현, 심원보
그래픽 | 우희석
자막뉴스 |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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